‘요즘같이 한국 사회가 불안하고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시대가 있을까?’

태어난 해가 60년대 후반이고, 시골의 보릿고개를 경험한 어린 나에게는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런데 시대의 흐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시대든 위의 전제가 매번 동일했던 것 같다. 끼니를 걱정했던 어린이가 유신시대를 거치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를 경험했고, 군사정권하에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민주화를 외쳤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북한과 공조하는 시대가 있었다면, 민주화를 외쳤던 세대가 주인공이 되면서 오히려 사회의 부조리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또한 경제빈국에서 개도국의 중심이 되었지만, 1998년 한국에 IMF 위기가 왔고, 2008년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2012년까지 유로존 부채위기가 지속되었다. 2020년부터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었고 2025년도는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에 재선되면서 어떤 예측도 불가한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처럼 역사를 되돌아 보면 한 번도 평탄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1인당 GDP는 올해 3만6천132달러로 일본의 3만2천859달러, 대만의 3만3천234달러를 넘어 동아시아 국가 중 단연 최고가 되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정치적 혼란과 사회 경제적 혼란 속에서 살고 있다는 공동 공황상태를 왜 겪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느끼는 빈익빈, 부익부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라에 돈은 많은데 소수의 일부 사람들에게만 집중되고 있고, 활성화된 사회가 오히려 위축이 되어 부의 대물림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옛 속담이 이제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특유의 근면함과 잘살아보겠다는 정신력은 아버지 세대가 남겨준 최대의 유산이다. 그 유산 덕분에 지금 우리세대가 다른 국가에 비해 경제적 혜택을 월등하게 누리고 있는 것이다. 휴가철이면 인천공항이 매우 붐빈다. 해외 어디를 가봐도 한국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소비도 엄청나다. 그만큼 많이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유가 없어 보인다. 북유럽 여행객들의 복장을 보면 일정한 패턴이 없고 매사가 느긋하다. 식사를 해도 2~3시간 한 자리에서 대화하거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여가를 즐긴다. 해변을 봐도 마찬가지다. 하루 종일, 한 자리에서 바다와 공기와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항상 가족들과 다니고 자녀들을 보살핀다. 주름은 많지만 왠지 편안한 얼굴들을 하고 있다. 행복해 보인다. 휴가를 즐길 줄 안다. 속사정은 어떨지 모르지만 부러워 보인다. ‘빨리빨리’ 문화가 팽배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자신의 매력(charming, 달란트)을 찾아서 이를 발전시켜 타인들보다 잘하려고 노력하는 데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사물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Attitude)가 있어야 가능하며, 호기심이 생기면 바로 실행에 옮기고 수정사항이 있으면 그때 그때 변화를 준다면 언젠가 목표를 성취할 것이다. 하나둘 성취가 쌓이다 보면 자존감(self-esteem)이 생기고 행복을 안고 사는 사람이 될 것이다. 행복을 항상 달고 다니다 보면 표정도 밝아지고 주변에 유익한 친구들도 많아질 것이다. 누가 비난을 하더라도 참아내는 내공이 생길 테고, 곤경에 빠진 친구들에게 따스한 손길도 줄 수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한다. 성장을 하기에 풍요로워 질 수 있다. 돈은 흘러가는 것이다. 좋은 곳에 사용하면 금방 채워지고 더욱 풍성해진다.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풍요로워질 수 있다. 내 주변환경이 모두 풍요로워져서 긍정의 에너지들로 채워질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항상 주머니에 내가 하고자 하는 목표와 롤모델인 사람의 사진을 한 장쯤 항상 지니고 다닌다. 힘들 때마다 메모를 읽으면 새로운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는 과거의 자신의 결단의 결과란 사실을 인지하여 핑곗거리를 찾지 않는 성향이 있다.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도 알고 있다면 잘 헤쳐나갈 수있다. 나의 경우는 새벽 산에 올라 붉은 기운의 일출을 보곤 한다. 태양의 붉은 기운을 받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지쳤던 몸과 마음이 다시 기운을 얻는다. 그리고 하산할 때면 편안한 마음이 되어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생각이 많아지면 바로 잠에 들기도 한다.

‘세상이 모든 행복(2012 레오보만스)’이라는 책을 소개한다. "세계 100명'의 학자의 1천 개의 단어로 말하다." 세상의 모든 학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행복의 전제조건은 ‘사람(타인)과의 관계’라고 정의한다.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며, 타인과의 관계가 원활하고 화기로울수록 행복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이 주장이다. 더불어 자연과 살아가는 것, 명상에 집중하고 긍정적인 사고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제안한다. 인간관계가 좋냐 나쁘냐에 따라 나의 기분과 모든 신경이 그것에 쏠리게 되며 일의 성과가 좌지우지 되거나 심하면 건강을 잃을 수 있다.

이처럼 정밀하고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아무리 힘들다고 하여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Never ever give up!). 그리고 남녀 구분 없이 내 주변 사람들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통해 행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성영모 강남여성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