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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환자의 언어적 성희롱이나 욕설도 정상적 의료행위 할 수 없도록 한 경우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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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2-03-04 10:19 조회1,5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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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언어적 성희롱이나 욕설도 정상적 의료행위 할 수 없도록 한 경우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

- "OO가 섰다" 환자 성희롱, 진료거부 사유 될까?

- 언어적 성희롱·폭력 등 '진료거부 사유 인정 여부' 민원 신청

- 보건복지부 "정상적 의료행위 할 수 없도록 한 경우, 가능하다"

 

의협신문 보도에 따르면 환자의 언어적 성희롱이나 욕설도 정상적 의료행위 할 수 없도록 한 경우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복지부 의견을 받았다고 한다.

 

환자의 언어적 성희롱이나 욕설도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보건복지부는 최근 이 같은 민원 질의에 "정상적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경우, 의료법 제15조 위반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는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현행 의료법 제15조(진료거부 금지 등) 제1항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이 환자의 진료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처벌규정도 있는데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의료 특성을 감안, 의료인의 거부권보다 환자의 진료권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의료진도 사람이고, 다칠 수 있다. 의료진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진료를 강제할 순 없는 일. 이에 조항을 자세히 보면 '정당한 사유 없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다시 말해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정당한 사유는 법률 조항에 직접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보건복지부 유권해석 등을 통해 몇 가지 예시가 언급됐다.

다양한 상황이 있지만, 위 내용과 가장 밀접한 경우를 든다면 

▲환자 또는 보호자 등이 해당 의료인에 대해 모욕죄, 명예훼손죄, 폭행죄,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는 상황을 형성해 의료인이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행할 수 없도록 하는 경우와 

▲과거의 모욕죄, 명예훼손죄, 폭행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인해 의료인의 판단하에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보는 경우로, 당장 진료하지 않더라도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다른 의료기관을 안내하는 경우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언어적 성희롱이나 폭력의 경우, 진료 거부 사유에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모욕죄의 경우 공연성을 범죄 구성 요건으로 하고 있어 해당 죄목으로 처벌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환자 재택치료에서도 전화 상담 중 환자들의 성희롱성 발언이 의료진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료진 언어폭력에 대한 이슈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실제 2017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의 28.7%가 수련 중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환자에게 당했다는 경우가 17.6%로 가장 많았다.

또 전공의의 71.2%는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39.1%가 환자에게 언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처벌 경계 모호' 환자 언어 폭력, 진료거부 사유 될까…보건복지부 답변은?

민원을 제기한 의료진은 대한병원준법지원인협회 관계자로, 지난 1월 14일 보건복지부에 '진료거부 정당한 사유 해당 여부 문의' 민원을 신청했고, 최근 회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가 앞서 발표한 안전한 진료환경 가이드라인을 통해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상황을 형성해 의료인이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행할 수 없도록 한 경우' 진료거부가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이유였다.

민원 신청서에서는 "의료기관 내 언어적 성희롱, 음란물 시청 등은 강간, 강제추행과 같은 신체접촉이 수반되는 범죄와 달라 처벌이 어렵다"며 의료기관 내 언어적 성희롱 사례 2건과 불안감 조성 사례 1건을 제시했다.

사례1. 병원에 입원한 77세 남자 환자가 담당 간호사에 본인의 성기를 노출하면서 "OO가 섰다. 당신이니까 보여주는거다. 좋으면서 뭘 그러냐"는 행동과 발언을 했고, 수 차례 경고했지만 수긍하지 않았다.

사례2. 응급의료센터에 방문한 62세 남자 환자가 담당 간호사에게 "내 OO봐도 되는데, 내 OO 예쁘지"라며 성희롱을 했다.

사례3. 외래로 내원한 58세 남자 환자가 혈액검사 결과를 안내하던 의사에 위협적인 눈빛으로 쏘아보며 "지금 그거보려고 내가 여기까지 왔냐! 에이 씨X, 바빠 죽겠는데 시간 빼서 왔더니 짜증나 죽겠네 씨X"이라고 욕설을 했다. 검사 결과를 설명하려는 것을 거부하며 지속해서 성질을 냈다. 불안감을 느낀 의사가 고소를 진행했지만 의료법 위반이나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 고소 취하 후 사건이 종결됐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는 지난 3월 2일 해당 민원에 회신했다.

먼저 민원 내용을 "의료기관 내 의료인에게 언어적 성희롱, 불안감을 조성하는 환자에 대한 진료 거부 가능 여부를 문의 주신 것으로 이해한다"고 정리한 뒤 진료거부 금지 조항인 의료법 제15조 제1항과 의료기관 내 폭행·협박을 금지하는 의료법 제12조 제3항을 나열했다.

의료법 제12조 3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제80조에 따른 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의료기사 또는 의료행위를 받는 사람을 폭행·협박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을 위반해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건의료정책과는 "(민원인이)말씀하신 것처럼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해당 의료인에 대해 의료인이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행할 수 없도록 한 경우에는 의료법 제15조 위반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으로, 의료기관을 지도 및 관리하는 관할 보건소에 문의해 적절한 조치를 받길 바란다"며 보건의료인력 인권침해상담센터(상담번호: 033-746-4855~9) 서비스를 안내했다.

 

'포함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 언어 폭력 사례를 포함한 민원에 "정상적 의료행위를 행할 수 없도록 한 경우, 진료거부 금지로 보기 어렵다"는 답을 내놓은 정황에서 포함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민원인 역시 "진료거부 정당한 사유에 언어 폭력이 포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전부터 동일한 내용의 민원을 이어왔지만 이번 회신에서 가장 긍정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는 등 입장 변화가 보인다는 이유였다. 

민원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폭언과 성희롱 역시 정당한 진료거부 사유로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이번 회신에서 가장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진료거부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민원 회신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폭언과 성희롱까지 포함하는 동시에 의료기관 내 폭행에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민원인은 "의료진들이 욕설과 성희롱 등 언어 폭력으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다른 환자의 진료에 적지 않은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있다"며 "특히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인 간호사 직종에서 언어적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 업무마비는 물론 의료현장을 떠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보건복지부 회신을 토대로, 욕설·성희롱 역시 진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인정받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나아가 폭언과 성희롱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의료법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맞춰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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