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판결 항의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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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원시의사회 작성일23-02-22 18:37 조회801회 댓글0건짧은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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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판결 항의 기자회견
*일시.장소 : 2023.2.22.(수) 14시, 의협회관 4층 대회의실
#1 (대한산부인과학회 이근영 회장)
이 사건의 한의사 A씨는 부인과 증상을 호소하던 여성 환자에게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무려 68회에 걸쳐 골반 초음파 진단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했지만, 환자의 자궁내막암 진단을 놓쳐 환자에게 명백하고 심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자궁내막암의 경우 골반초음파에서 이상소견이 보일 때 자궁내막조직검사로 확진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2년이 넘는 추적관찰 기간동안 한번도 이를 시행하지 않은 것은 초음파 검사를 제대로 수행하고 판독하는 능력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자궁내막암의 정상적인 진단과정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궁내막암은 초음파상 불규칙하고 불분명한 윤곽과 비균질한 에코의 자궁내막비후 또는 자궁내막종괴로 관찰됩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내막조직검사와 같은 침습적 추가 검사의 필요 여부를 결정하게 되므로 자궁내막병변과 자궁내막암의 조기 진단에 있어서 초음파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한의사 A씨는 상기 환자의 초음파를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총 68회에 걸쳐 시행했지만, 자궁내막암 확진을 위한 추가 검사 필요 여부를 판단하지 못했고, 환자는 바로 다음 달인 2012년 7월 타 산부인과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내막 종괴가 보이니 조직검사를 권유받았습니다. 이후 산부인과에서 조직검사를 진행하여 자궁내막암 2기로 진단받았습니다. 자궁내막암 2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자궁내막증식증에 비해 훨씬 낮으며 불량한 예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조속한 진단은 적절한 치료를 위하여 중요한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진단을 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상의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데, 한의사 A씨는 환자의 자궁내막암 진단을 놓쳐 환자에게 명백하게 위해를 가했습니다.
이 환자뿐만이 아닙니다. A씨가 운영하는 한의원은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염, 난소낭종 등을 치료한 사례를 공개하며 사례마다 그 증거로 초음파 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현대의학적 진단’이 아닌 ‘기체혈어 자궁증’이라는 한방질환의 진단 보조수단으로 초음파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방질환의 진단 보조수단으로 초음파 사용했다는 걸 증명하려면 ‘기체혈어 자궁증’이라는 한방질환의 초음파 소견 등에 대한 검증된 자료가 있어야 함에도 이에 대해 제시된 이론적 자료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과거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는 A씨가 운영하는 한의원이 제시한 사례에 대해 초음파 사진과 한의사가 내린 추정 진단이 일치하지 않고 매번 다른 각도에서 촬영하는 등 검사 자체가 부정확하게 이뤄졌으며 일부 제시된 증례에서 진단명과 제시된 초음파 사진 간 추정 진단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들이 관찰되고 있어 초음파에 대한 해석이 잘못 내려졌을 개연성 등이 있다는 검토 결과를 대한의사협회를 통해 재판 과정에 제출하였지만 이러한 결과는 대법원 판결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한의과대학의 세계의대목록 퇴출 사례를 보아도 한의과대학의 현대의학 교육수준이 미흡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문 강사가 없어 개원한 한의사가 교육하는 사례도 밝혀진 상황입니다.
의사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아무리 의학과목 및 진단장비에 대해 배운다 하더라도 의과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료행위를 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자동차에 대해 많이 배워도 운전면허 없으면 운전을 할 수 없고, 아무리 법에 대해 많이 공부해도 변호사 자격이 없으면 법정에서 변호하거나 판검사 역할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2 (대한영상의학회 이정민 회장)
초음파 검사는 단순히 탐촉자를 환자의 신체에 접촉하여 육안상 보이는 구조물의 이상 소견 추정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단순한 행위가 아닙니다. 초음파검사는 초음파 탐촉자를 인체에 접촉하면 누구나 영상을 만들 수 있으나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하여, 누구나 사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청진기도 누구나 가슴에 대면 심장과 호흡음을 들을 수 있으나, 이의 해석에는 많은 의학지식과 다년간의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 유사합니다.
게다가, 초음파 검사는 실시간으로 탐촉자를 환자의 몸에서 움직여야 하고, 적절한 압박, 환자의 호흡조절, 인공물의 제거, 음파창 유지를 해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초음파 외의 타 의료영상과 같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은 쉬우나 시행과 결과 해석은 영상의학의 영역에서도 최고 난이도의 검사법입니다.
한의사들의 주장은 면허제도의 의미를 간과함과 더불어 전문 의료행위, 한방의료행위, 비의료행위의 구분을 무시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현행법 규정에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는 논리는, 초음파 기기는 당연히 의사에 의해서 사용되는 장비로 생각해서 굳이 이와 같은 기기사용에 대해서 금지사항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처음부터 한의사의 사용을 고려하였다면 당연히 금지사항을 만들었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현대의학의 경우, 한의학적 침술 같은 것도 심지어 많은 논문과 연구를 통해 원리를 일부 현대의학에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못해왔던 현실에서, 본 결정대로라면 이제 한의학적인 모든 검사, 시술은 현대의학 입장에서도 ‘현대의학과 무관한게 명백한지’를 밝히지 못한다면 사실 다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본 판결은 지극히 형평을 잃어버린, 경도된 결정이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현 의료법상에서 제시되어 있는 의료이원화의 원칙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이와 같은 결정 하에서 앞으로 의료이원화가 어떻게 지속가능한 지 의문이며, 또한 의료법을 넘어서는 결정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3 (단국대학교의과대학 박형욱 교수 겸 변호사)
환자단체연합회는 대법원이 초음파 진단기기를 혈압계나 체온계와 비슷한 진단기기로 판단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정량적인 수치로 나오는 혈압계, 체온계와 실시간으로 판독해야 하고 추가검사나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은 초음파 검사가 같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환자단체연합회는 초음파 진단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에 도움이 된다거나 한의학적 의료행위의 일종이라고 보는 환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환자단체연합회는 현재 한의대 교육과정만으로도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별 문제가 없다는 판결문 취지도 비판했습니다. 한의대에서 영상의학 교육은 최근의 일이고 초음파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한의사도 많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면 통상적 수준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내놓은 논거를 보면 법조인인 제가 부끄럽습니다. 대법원은 의사도 오진을 할 수 있는데 유독 한의사에 대해서만 이를 부정적으로 볼 만한 유의미한 통계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논거를 제시했습니다.
2020년 자료로 계산해 보면 운전면허가 있는 사람(유면허자)는 10,000명당 62건의 교통사고를 일으킵니다. 반면 운전면허가 없는 무면허자(무면허자)는 10,000명당 4건의 교통사고를 일으킵니다. 이런 통계치를 가지고 무면허자가 훨씬 안전하게 운전한다고 주장한다면 잘못된 것입니다. 무면허자는 일반적으로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인구대비 교통사고 유발률은 유면허자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요컨대 무면허자가 유면허자보다 운전사고를 더 일으킨다는 유의미한 통계가 없다며 무면허자의 운전을 정당화하면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면 더 오진을 한다는 유의미한 통계가 없다는 논거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를 정당화하면 안 됩니다.
당연히 의사도 오진을 합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을 배운 의사의 오진과 현대의학을 제대로 배울 수 없는, 현대의학과 전혀 다른 전통 의학을 배운 한의사의 오진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의료법령이 의사의 오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의사가 사용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엄격한 임상시험을 거쳐 환자에게 사용이 허용됩니다. 의사가 새로운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사용할 때 그것이 의학적 의료행위 원리와 관련 없음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사용해도 된다는 식으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의료기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는 신의료기술을 사용하기 전 안전성·유효성이 확인된 이후에 사용해야 합니다.
대법원이 사법적극주의의 이념에 따라 사회를 선도하는 판결을 내릴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판결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합니다. 대법원은 판결에 책임을 지는 검증을 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대의학은 꾸준히 스스로를 검증해왔습니다. 검증체계야말로 현대의학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러한 검증체계야말로 환자를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대법원이 상상력에 의존해 판결하지 마시고 판결을 검증하고 판결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를 검증해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초음파 판결의 부작용은 오로지 국민이 감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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